Unsent Letter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법.(부제 : 미사일버튼 누르기 전에 '휴전' 하기)

글라카엘 2022. 6. 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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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manda Sixsmith on Unsplash

퇴근 후 저녁에 엄마랑 아빠랑 다툴 때가 간혹 있었단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항상 다툼이 심해진다 싶을 때는 잠을 자려고 하더구나.

아빠는 그게 참 싫었다. 왜냐면 아직 얘기가 끝이 나질 않았는데 어떻게 잠을 잘 수가 있는지, 아빠는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빠는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고.

그래서 아빠는 잠을 자려고 하는 엄마를 깨워서 싸움을 계속 이어 나가려 했단다.

결국은...

더 심하게 싸우고, 엄마는 이불을 얼굴까지 덮어버리고 아빠는 씩씩 거리면서 방을 나가게 되더라. 거의 항상 그래.

아빠는 그때마다 화가 너무 나서 참을수가 없었다.

아빠를 무시 하는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서 엄마한테 못된 말도 많이 했었다.


언젠가 엄마 한테 물어봤었단다.

'그 와중에 잠이 오냐고.'

그랬더니, 엄마는

'더 얘기 해봐야, 말꼬리 물고 돌고 도는 얘기와 기억도 나지 않는 원래 싸웠던 원인은 안드로메다 행성으로 보내버리고 상관도 없는 옛날 얘기로 서로 누가 잘했네 못했네 따지고 들기 밖에 더 하냐고, 차라리 잠이라도 자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라고 하더구나.

실제로 싸우면 골치가 아프니, 갑자기 좀 졸리기도 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한참 논쟁중인데 잠을 자려고 하는 엄마를 아빠는 100%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봤다.

그러다 한번은 또 다툴 때 엄마가 자려고 하길래, 그냥 그대로 놔두고 나갔단다.

어땠을까?

시간이 약이라고, 아빠는 조금씩 마음이 진정이 되더구나.

엄마는 자고 나니 훨씬 차분해진 마음으로 돌아와 있더라.

이날은 평소보다 훨씬 빨리 화해를 했단다.

그때 아빠는 깨달았단다.

"그냥 엄마가 하고 싶어 하는 대로 자게 놔두자."라고...


아들아, 너도 나중에 여자 친구도 생길 테고 결혼하면 배우자도 생기겠지.

서로 아무리 사랑해도 다툴일은 반드시 생긴단다.

다툴 이유는 정말 수백만 가지가 넘는다.

지나고 나면 정말 별것도 아닌데, 싸울 때는 정말 지구의 운명이 걸린 것처럼 싸우게 되지.

아빠는 성격도 급하고, 적당히를 모르고 언쟁을 벌이려 했다. 이런 태도는 결과적으로는 절대 좋지 않았다. 서로 마음에 상처만 더 남게 되더라.

몹시 감정이 격앙되어있는 상태이니 하지 말았어야 할 말도 하게 되고.(이 부분이 제일 마음 아픈 실수란다.)

아들아,

너는 만일 여자 친구나 배우자와 다투게 되면, 약간의 시간을 주도록 해보거라.

여자 친구가 갑자기 데이트 중에 집에 가버리려고 할 수도 있고, 입을 다물어버리는 등, 감정이 상했다는 다양한 신호를 보낼 거다.

그러면 너는 일단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고 너도 너의 마음을 차분히 진정하는 시간을 가져보거라.

그 후에 좀 진정이 되면 가버린 여자 친구 집 앞을 찾아가거나, 다시 좋은 목소리로 말을 걸거나, 네가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거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 1분 1초도 소중한데, 서로 감정 줄다리기를 하니라 그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기엔 너희는 너무 서로 사랑하지 않니?


추신 : 아빠가 어디서 듣고 시도해보려고 한 건데... 이론일 뿐, 실전에서는 절대 안 되더라.

-. 싸울 때 말끝마다 "~용" 붙이기.

-. 싸우 다가 서로 포옹하기

-. 마주 보고 손잡고 싸우기